나와는 상관없는 일들

1.
세상에는 나와 상관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내가 상관없어하고 싶어한다기 보다는 내가 신경쓰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관없는 일들에겐 더 이상 관심두려 하지 않는다.
헌데 요즘 무엇이 상관있는 일인지, 상관없는 일인지 모르겠다.
잔뜩 상관있던 일이 어느날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없어지다가도
전혀 상관없던 일이 어느날 갑자기 엄청난 파장을 몰고 닥쳐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사 알 수 있는 것이 하나 없다는 말이 맞다.

2.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도 오늘 실컷 놀았더니 조금은 풀리지만,
그것은 마음의 이면일 뿐.
실제로 나의 육체와 정신세계는 거의 한없이 황폐화 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모두다 나의 잘못.
나의 잘못.
나의 잘못.
나의 잘못.

3.
내가 뭘 잘못했는데.
입속에서 ‘씨발’하고 계속 맴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워해서 고개도 못든채 가만히 있다보면
그 ‘씨발’이 누구에게 하는건지 의심스럽다.
그개숙여 끝까지 시선을 당기면
바로 내가 보이니까.
그건 내게 하는 말이다.
“씨발”

4.
역시, 힘들어.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나는?

그래도 다행인건 이렇게나 불투명하게 나를 만든 내가 이제 막 부끄러워진다는 거다.
미안해.
정신차리자.
아직 아무것도 끝난게 없어.
시작조차 해보지도 않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