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2007)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세편의 본 시리즈. 이른바 본 트릴로지는 거의 소리없는 혁명에 가까운 액션 영화다. 처음 본 아이덴티티가 조용히 우리 앞에 나타났을때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맞지 않아서, 혹은 볼게 없어서, 혹은 멧 데이먼이 나오니까 해서 본사람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아이덴티티는 그야말로 소리소문 없이 나타났다가 꽤 시끄러운 반응을 일으키며 사라졌고 슈프리머시는 그 연장선 위에서 아이덴티티를 아는 사람들은 더욱 즐길 수 있는 마치 오락게임 같은 영화였다.

하지만 본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본 얼티메이텀은 ‘이번이 최고다’라는 광고 카피가 무색할 정도로 인상적인 영화다. 영화의 전개와 흐름, 구성 그 어느 것도 영화에서 등장하는 탈것들과 액션씬보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다. 아주 적절한 스피드, 구성, 스토리. 심지어 촬영과 연출, 편집까지 마치 하나의 목표를 이루어가는 것처럼 완벽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여준다. 게다가 매번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스토리는 이 영화가 단순히 ‘액션’에만 중점을 둔 영화가 아니라 ‘스토리’에 기반한 ‘첩보물’로서의 ‘액션’ 영화임을 알수 있게 해준다. 그러니 두 말 말고 앉아서 영화를 보고 땀을 세번 닦고 나면 영화는 어느새 끝나있다. 물속의 제이슨 본이 한번 꿈틀 거릴 때, 그 때 울려퍼지는 주제곡의 가냘픈 소리가 우리의 심장을 또 한번 두근거리게 만든다.

스타워즈와 반지의 제왕 이후 트릴로지가 대작에 있어서 익숙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본 시리즈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보다 적은 사람들의 보았고 액션과 뻔한 첩보물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만큼 반응이 덜한 듯 싶다. 하지만 007 이후 이렇게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첩보물은 드물다. 하물며 1,2,3회에 이르는 동안 짐작도 못하는 스토리라면 그 흥분의 요소는 충분하다 본다. 블루레이 박스셋으로 나올 본 트릴로지를 목놓아 기대해 본다. 또 제이슨 본을 TV 드라마에서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