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씨티 Sin City (스포일러 포함)

“영웅은 다 죽었고 범죄와 악(SIN)만이 존재하리라.”

씬 씨티의 울부짖음은 영화 내내 관철되고 있다.
범죄를 위한 폭력과 범죄에 대한 응징으로서의 폭력.
둘 중 어느것이 옳다고, 시종일관 영화를 보면서도 알 수가 없다.

동료를 뿌리치고 상대의 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총을, 그리고 또 다른 무기(?)를 제거하며, 나중에는 얼굴을 고깃덩어리가 되도록 두들겨 패는 브루스 윌리스(하티건),
자신과 같이 잔 제이미 킹(골디)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살인범의 배후를 캐내기 위해, 수많은 악인들을 죽이는 미키 루크(마브),
브리터니 머피(쉘리)를 손찌검하는 베니치오 델 토로(잭키 보이)를 손봐주기 위해, 죄없는 여자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씨티의 전면전을 막아내려는 클라이브 오웬(드와이드),
모두가 영웅이다.
심지어는 그들에 대항하는 악인들까지도.

철저한 독백처리와 자기 암시를 통한 파워업으로 무장한 이들에게 씬시티의 올드타운은 유일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장소이다.
심지어는 등장하는 수많은 여자들에게까지.
그들은 모두 씬시티를 벗어나는 순간 죽는다.
(유일하게 죽지않는 드와이트는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덜 개인적이며, 느리다.)
그들은 죽어도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씬 씨티의 존재 만큼이나 그들의 존재도 그러할 테니까.

흑백의 영상과 몀암만으로 처리된 일부 영상은 킬빌의 그것과너 너무 흡사하다.
(흑백이 잔인함을 덜어줄 수 있기는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다른 것에 집중할 여유가 없다.
스크린에 집중을 최소화 하고 대사에 집중해야한다.
그리고 영웅들의 행동에.
그러면 이 영화의 대사가 그냥 쓰여진 것이 아니라는 것과 흑백의 강렬한 이미지도 단순히 잔인함을 덜 보여주려는 것이 아님도 알게된다.
(유일한 컬러인 하티건의 복수 대상은 맡을 수 없는 냄새를 강렬하게 풍긴다.)

결론은 모두 살아있고, 모두 영웅이며, 모두가 선이자, 악이다.
하물며 죽어가는 성직자가 인육을 먹는 행위를 정당화하는데에는 어떠한가?
Basin City, 즉 씬 시티에는 점점 타락해가는 영웅들과 영웅들이 있을 뿐이다.

남이 죽어도 자신보다 멋진 코트를 입지 못하게 하는 마브의 왈.
“겨우 이거야?”

아주 볼만함. 올해 본 아주 괜찮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