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이야기] Chet Baker (쳇 베이커)


My funny valentine – Chet Baker

내가 쳇 베이커를 제대로 들어봐야겠다고 결심이 선 것은
쳇 베이커를 좋아하시는 동익이 형과 이야기를 하고 나서
얼마 안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라는 책을 보고 나서 였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뒤져 찾아낸 앨범이 바로 위 사진에 있는 두 장의 일본반 앨범인데
듣고 난 나의 느낌은 한마디로 놀랐다.

솔직히 재즈 초보인 나에게 쳇 베이커의 목소리를 포함한 모든 것은 비록 오래된 존재임에도 매우 색다른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예를 들면 언제나 끈적끈적하고 나근나근 하던 재즈가 아니라 뭔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는데 매우 색다른 느낌이었다.

실제로 현존하는 다른 아티스트들이 노래하는 대부분의 성향을 고려다하더라도
(물론 시대적으로 다르니까 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지만)
분명 이 쳇 베이커의 음악은 색다른 감정이 존재한다.

Chet Baker / Jazz At Ann Arbor [Toshiba EMI 수입]
Record Label: EMI
Genre: Standards Jazz

  1. Line for Lyons    
  2. Lover Man    
  3. My Funny Valentine    
  4. Maid in Mexico    
  5. Stella by Starlight    
  6. My Old Flame    
  7. Headline    
  8. Russ Job    

Chet Baker / Chet Baker Sings [Toshiba EMI 수입]
Record Label: Toshiba EMI
Genre: Vocal Jazz

1. MY FUNNY VALENTINE    
2. THAT OLD FEELING    
3. LIKE SOMEONE IN LOVE    
4. MY BUDDY    
5. IT’S ALWAYS YOU    
6. SOMEONE TO WATCH OVER ME    
7. BUT NOT FOR ME    
8. LOOK FOR THE SILVER LINING    
9. I GET ALONG WITHOUT YOU VERY    
10. I FALL IN LOVE TOO EASILY    
11. THE THRILL IS GONE    
12. THERE WILL NEVER BE ANOTHER YO    
13. THEY ALL LAUGHED    
14. COME RAIN OR COME SHINE    
15. THERE’S A LULU IN MY LIFE    
16. WHILE MY LADY SLEEPS    
17. FORGETFUL    
18. LITTLE GIRL BLUE    
19. EMBRACEABLE YOU  
20. THE NIGHT WE CALLED IT A DAY

아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에 있는 쳇베이커에 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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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재즈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뮤지션은 수없이 많지만, ‘청춘’의 숨결을 이토록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연주자가 달리 있을까?

베이커가 연주하는 음악에는 이 사람의 음색과 연주가 아니고는 전달할 수 없는 가슴의 상처가 있고 내면의 풍경이 있다. 그는 이를 아주 자연스럽게 공기처럼 빨아들이고 다시 밖으로 내뿜는다. 거기에는 윈위적으로 조작된 것이 거의 없다. 굳이 조작할 필요도 없이 그 자신이 ‘뭔가 매우 특별한 무엇’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그 특별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광휘는 한여름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소리없이 어둠에 삼켜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마약 남용에 따르는 피할 수 없는 추락이 변제기간을 넘겨 버린 빚처럼 그를 덮친다.

베이커는 제임스 딘을 닮았다. 얼굴 생김도 비슷하지만, 그 존재의 카리스마적인 면모나 파멸성도 아주 유사하다.

그들은 시대의 편린을 탐식하여 얻은 자양분을 온 세계를 향하여 기분 좋게, 거의 하나도 남기지 않고 되뿌렸다. 그러나 제임스 딘과 달리 베이커를 그 시대를 살아남았다. 그것이 쳇 베이커의 비극이었다. 좀 심한 표현인지도 모르겠지만.

물론 나는 70년대 쳇 베이커가 부활하여 재평가받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베이커와 그 시대가 정면으로 충돌하듯 격렬하고 선연한 불꽃을 피웠던 50년대 중기, 미국 서해안에서의 그의 직설적이고 감각적인 연주를 가능한한 오래 뇌리에 담아두고 싶다.

쳇 베이커의 초기 명연은 제리 멀리건의 오리지널 쿼텟(Quartet)으로 들을 수 있는데, 그 자신의 쿼텟 연주도 아주 훌륭하다. 이 퍼시픽 레코드사의 10인치 판은 리더작 중에서도 제일 초기에 속하는 것리이라, 그 가칠가칠하고 어설플 정도로 청신한 음색과 연주에는 심금을 울 리는 것이 있다. 특히 피아니스트인 러 프리맨의 긴장감 어리면서도 말끔하고 독특한 터치가 베이커의 혼이 자아내는 ‘올곧음’에 선명한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트럼펫 쿼텟에서 그의 연주는 시원스럽고 밝은 표층 아래로 침참한 고독의 여운을 남긴다. 비브라토를 쓰지 않는 소리는 똑바로 공기를 찌르고, 그리고 신기할 정도로 미련없이 사라진다. 노래는 미처 노래가 되기도 전에, 우리들을 둘러싼 벽에 삼켜진다.

기술적으로 세련된 것은 아니다. 온갖 재주를 피우지도 않는다. 연주는 놀랄 만큼 탁 트여 있다. ‘저렇게 연주하다가 자칫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소리가 똑 부러지는 것은 아닌가’ 싶은 불안감마저 품게 된다. 소리는 끝없이 청렬하고 감상적이다. 그런 소리에서 역사에 획을 긋는 깊이를 찾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깊이없음이 오히여 우리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그것은 우리들이 언젠가 경험한 무엇을 닮았다. 아주 많이 닮았다.

그림 – 와다 마코토 글-무라카미 하루키

쳇 베이커 (1929~1988)
오크라호마 주에서 태어났다. 1952년 바리톤 색소폰 주자 제리 멀리건의 피아노리스쿼텟(바리톤 색소폰, 트럼펫, 베이스, 드럼)에 참가. 이듬해에 독립하여 자신의 캄보를 결성. 쿨하고 감성적인 트럼펫과 중성적인 보컬로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스타가 되었다. 60년대에는 마약 남용으로 장기간 활동을 중지하였다. 1973년 컴백, 1988년 다큐멘터리 영화 <레츠 겟 로스트)에 출연하였으나 개봉을 보지 못하고 네덜란드에서객사했다. 하루키 추천 앨범 – Chet Baker Quartet (Pacific Jazz Pjl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