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2

세상은 돌고 돈다.
우리나라는 너무 빨리 돈다.

난 벌써 25살이지만 참 무심하게도 투표를 단 한번도 한적이 없다.
이를 두고 책임이 없다거나 뭐 무관심하다거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선 우리나라에서 투표라는 것이 전부다 오답인 객관식 문제를 푸는것 같아서 참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난 타협하는 것도 별로 안좋아하기 때문에 수능이든 머든 시험에서 거의 찍지 않았다.
못풀면 못푼것이고 모르면 모르는 것인데 무슨 선택이랴.
어차피 잘못 시작된 선택은 잘되어도 잘못된 것이고 잘못된 것은 나에게 책임이 있으니 시작에서 포기하는 것이 좋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면 극복하려 애쓰겠지만 그건 개인적인 문제에 한해서만 좋은 해결책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은 참 가관인 사건이 터졌다.
나는 노무현 지지자도 아니고 보수 지지자도 아니지만 이건 참 가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바꾸는 대통령, 작은 말로 돌려치기 하는 대통령, 함부로 말을 하는 대통령, 참 답답한 사람이다.
일찌감치 나는 아는 선생님과 대선전에 이야기한 바 있는데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 아마도 힘이 가장 약한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실제로 오늘까지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로 걸어온 길을 보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노무현에게 가장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것은 1/10 선언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동안 그가 쌓아온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발언이었다.

보수파, 한나라당, 민주당 사람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이다.
내가 보기엔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간에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모두 세상에 자기들 뿐인 사람들이다.
눈에 보이는 시야도 아주 좁고 양심이라곤 없다기보다는 아예 비양심이라고 보면 된다.
노무현의 1/10도 어이가 없지만 10배나 더한 사람들이 1/10 넘는 사람을 심판한다는게 얼마나 웃긴일인줄 아나.
(난 몇배 이런거 정말 싫다. 다 똑같은놈들. 오십보 백보가 진리이다.)
털어도 먼지 가장 적게나는 271명이라도 들어줄까 말까하는 판국에.

내 생각엔 오늘 모든 국회의원들을 모아서 명패 다 걷고 쓰레기통에 쑤셔넣어야 한다.
대통령도 마찬가지. 대통령과 주변인들은 배지를 다 떼고 쓰레기통에 넣어라.
그리고 모든 정치인들이 국민의 발을 핥고 국민들이 뭘하는지 봐야한다.
또 국민에게 지운 의무도 풀어라.
당신들이 국민에게 맡긴다라고 말할 처지가 되는가!

난 나라라는 것 아주 웃긴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이 나라를 위해 서 있는 것이 아니다.
나라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다.
국민이 있어야 나라가 있는 것.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그 나라는 사라져도 된다.

수많은 합법을 근거로 내가 동의하지도 않은 합법을 근거로 권고하기 이전에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