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28

고연전후

전후(戰後)의 이야기가 다 그러하여 이미 식상한 바.

그냥 사실을 왈가 왈부 하기보다는 느낀점을 토로하리다.

이번 행사는 본좌가 재학생으로써 후배들과 함께 아무 생각없이 마냥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고연전이올시다.

결국 소원대로 원없이 놀았지만 몇가지 폐부를 깊이 찌르는 일들이 있소.

먼저 본좌의 주량.

그동안 술은 입에도 안댔는데 무지하게 쎄졌구려.

남들은 나이들어 지쳐가는데 본좌. 미친듯이 먹어대오. ㅠㅠ

타교생들이 싫어하는 고려대인이 되어가는 듯하여 슬프다오.

그리고 본좌의 수다.

본좌 타인과 함게 있으면 분위기를 위하여 춤빼고 다한다오.

특히 입으로 씨불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데 그동안 수다량도 아주 많이 늘었소.

헌데 관계의 문제 때문에 심각한 이야기는 할 수 없는 것이 아주 슬플 뿐이오.

자주 보지도 못하는 모군에게 오바한 것은 취중농담이라해도 농도가 너무 짙었소.

마지막으로 본좌의 염치.

집으로 귀가하여 지갑을 열어보니 본좌는 한푼도 안썼더이다.

이런 부끄러운 일이 있소이까.

생각해보니 음주한다고 모든걸 잊은 듯하오.

아………… 이는 전후방담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