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19

태수 녀석이 편지를 보냈다.
전혀 편지와는 거리가 먼 그놈이 편지를 썼다.
게다가 봉투는 하난데
그 안에 든 편지의 날짜가 2개다.

이런 ㅡㅡ;;;;
그럼 그렇지…
작년 6월 그놈이 훈련소에서 쓴 편지를
요즘에 쓴 편지와 함께 같이 부친 것이다.
게으른 넘.

그래놓곤 자기도 편지를 쓴다는 사실을 알아달랜다 ㅡㅡ;;
알아주마!!!!!!!!!!!!!!!!

아참… 태수군의 편지에는 내가 작년에 선보였던
그 멋진 예언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그녀석이 우리나라 16강 막 올라가서 쓴거니 확실한 증거다.
당시 태수는 6월 입대를 앞두고도
월드컵은 당연히 16강 못나갈꺼니 관심없다구 했다.
그리고 인천 문학 경기장옆의 야구장에서
당시 기아와 SK간의 시범경기를 보고 나오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

당시 대화를 요점만 간추린다면 다음과 같다.

나: 월드컵 안볼꺼냐.

태수: 16강도 못나간다. 봐서 뭐하냐.

나: 음.. 그럴 가능성이 높다.

태수: (나를 무시하며) 우승은 누가 할거 같냐

나: 당연히 일본쪽에선 브라질, 한국쪽에선 이탈리아/독일/프랑스 정도가 아닐까.

태수: 난 이탈리아를 최강으로 본다.

나: 음 나도 좀 그렇다. 수비가 워낙 강해서. 16강 이후론 이탈리아/독일 등과 안만나면 된다. 둘다 아마 4강에서 볼 수 있을껄.

태수: 어이 없다 우리나라 재수 좋아서 16강 가더라도 떨어진다.

나: 하지만 우리나라 한번 뽀로꾸 터지면 대박 터지는거 잘 알잖냐. 음 내 예상인데 4강까진 갈 꺼다.

태수: 웃긴다. 절대 16강은 힘들다. 포르투갈과 폴란드를 물로 아냐.

나: 음.. 그래도 난 우리나라가 조 2위정도라도 16강에 나갈 것이라고 본다.

나: 음 16강 다음 상대가 누구가 될거 같냐?

태수: 당연히 이탈리이가 그조 1위를 차지해서 오겠지.

나: 헉! 그럼 좀 힘들지 않을까.. (곰곰히 생각한 후에) 그레도 우리나라 한번 터지면 끝까지 터지는 뽀로꾸 때문에 승부차기라던가 뭐 그런걸로 이길 수 있다. 그담엔 스페인 정도를 만나겠지? 걔네도 그런식으로 이겨줘서 한 4강쯤 나가리라고 본다.

당시 이 대화를 두고 태수는 첫휴가때 나와서 나에게 나의 예언이 맞았다고 했다.
감동이닷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