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17

제작년인가 작년인가.

초등학교 반창회를 나간 적이 있었다.

그래도 즐거웠던 초딩 시절이기에 흔쾌히 나갔다.

그간 많이 변해버린 친구들과 살이 마구 쪄버린 나와의 괴리감은 어느정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친구들이었다.

인하대 근처의 어느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반장(걸)이 술에 취해 거의 그로기 상태에 이르렀다.

나와 몇몇은 나와 개를 돌봤고 급기야는 한놈을 빼고 모든 아이들이 다 나오게 되었다.

우린 웃으며 담배를 피고는 시원한 바깥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2차는 노래방.

노래방에 들어선 순간 내 미니백안에 있던 지갑의 돈이 모두 사라졌다.

영화제 준비를 위한 동아리 공금 14만원을 포함해서 약 17만원을 잃어버렸다.

공금을 넣고 다닌 내가 더 바보 였지만…..

난 잃어버린줄 알았다.

처음엔….

차리리 잃어버렸으면 좋았다.

하지만 혼자 남아 았던 그놈. 초딩때 부터 맘에 쭉안들었던 그놈.

그놈이 가져갔다.

그래서 그놈이 그돈으로 그날 모든 코스를 다 쐈다.

난 너무 실망했다.

10년은 아니더리도 7,8년만에 만난 친구들이 어찌 이럴수가 있는건지.

이렇게 생각하는 내자신이 너무 싫다.

하지만 17만원으로 단순히 모든 것이, 인간 관계도 다 좋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돈은 그런 것을 채워주지 못한다.

난 그 이후로 단짝들만 만난다. 반창회는 나가지 않고. –;;

* H2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03-05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