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야기] part #1 – Luau

내가 다니는 고려대학교는 술때문에 탈도 많고 득도 많은 곳이다. 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나는 이전에 배운 술버릇-주도-에 의해 길러진 바라 개같이 술을 먹는 학교의 문화가 싫었다. 특히 사발식. 어쨌든 그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점차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아직 사발식은 환영하지 않는다. 2001년도에 들어서서 내가 자취를 시작하고 2002년도에 다른 고시원으로 옮기면서 나는 바를 드나들었다. 이전에는 뜸하게 드나들었다. 돈도 없고 힘드 들고 -_-;;; 어쨌든 그러한 상황에서 좋은 바가 나타났다.

LUAU 루아우.

하와이 말로 밤에 하는 축제를 뜻한다. 루아우 요리도 있다. 어쨌든 이 곳은 버블이라는 곳을 알게 된 후에 찾게 된 곳인데 실은 버블 사장님이 이곳도 같이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을 찾게 된 것이다. (버블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이름에 걸맞지 않게 이 곳은 아주 조용하고 차분하며 테이블이라고는 바를 제외하고 단 4개 밖에 없는 작은 술집이었다. 그리고 이 곳의 음악은 항상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가요가 나오다가도 명성황후(당시 명성황후가 유행이었음) 노래도 나오고 팝도 나오고 어쨌든 74분이 지나면 다시 노래가 반복되곤했다. 그래서 나랑 득균이는 명성황후 노래가 한번 더 들리면 아 한시간 반쯤 지났군 했었다. @@

그런데 이 곳이 내 마음을 쏙 잡아당긴 것은 그 조용함과 음악의 불균형 속에서도 짙게 배어져 나오는 포근함이었다. 게다가 이 곳은 사장님께서 직접 칵테일을 해주시며 메뉴판에 없는 칵테일도 주문받으시고 사장님이 모르는 칵테일은 없었지만 혹 모르시는 것일 경우 레시피만 알려주면 즉석에서 즐겁게 만들어주신다. 게다가 가격은 잔당 5000원으로 매우 싼 편에 속했다. 하루 저녁 한끼 만두방에서 만두로 때우고 이 바에 와서 즐겁게 득균놈이랑 와서 이야기 하던 그때. 그때가 정말 좋았다.

당시 나는 이 곳에서 즐겨 먹었던 술이 있었는데 알렉산더는 아니고 (이 곳의 알렉산더는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조금 아니었다. -_-;;) 바로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였다.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말고도 롱 비치 아이스티라고도 있는데 나는 롱 아일랜드를 득균놈은 롱 비치를 좋하했다. 맨 아래 두 칵테일의 안내가 있지만 롱 아일랜드는 럼을 베이스로 롱 비치는 보드카를 베이스로 한다. (참고로 아래 단위가 달라서 헷갈리실지 모르니 설명드리면 1 oz. = 30 ㎖이다. 그러니 두 개의 레시피-술-가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둘다 큰 맛은 홍차 맛이지만 두 개가 정말 느낌이 다르다. (참고로 이 칵테일은 전혀 홍차를 쓰지 않는데도 홍차맛이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쨌든 이 칵테일들은 원래 알콜도수가 좀 높은 칵테일로써 여자들은 잘 마시지 않는 칵테일이다.

계속 바 이야기를 하면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한잔에 담배 한개피면 세상사를 다 잊을 수가 있었고 정말 행복했다. 그 기분이 너무나도 좋아 02학번들이 신입생으로 들어왔을 적에 단체로 데리고 사줬던 적도 있었다. 그때가 시험기간이었던 적도 있는데 사장님께서 항상 가게를 지키고 계시니까 하시는 말씀이
“어제 오늘 첫 손님이네!”
아………… -_-;;; 그때가 좋았다. (그때 이후에 버블에서 일하게되는 바텐더 형누나 혹은 내 밑에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한때는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에 취에 고시원으로 들어가 일을 보다가 화장실에 지갑을 두고 나와 잃어버린 적도 있었다. -_-;; 참고로 이 가게는 서브웨이 지하에 있었는데 오후 6시 30분터 영업을 하기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안타까운 말이지만 이 가게는 지금 없어졌고 그자리는 The Fool 이라는 바가 대신하고 있는데 주인이 버블 사장님 친구시라는데 음 가격도 좀 비싸고 너무 프로페셔널해져서 개인적으로 루아우에서의 그 느낌이 살지 않았다. 버블이든 어디서든 루아우에서 마시던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의 느낌은 이제 느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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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Long Island Iced Tea

Base   RUM (럼)  
Glass   Goblet glass (고블렛 글래스)  
Build   Stir (Stir)  

Dry Gin 30ml, Vodka 30ml, Light Rum 30ml,Triple Sec 15ml,Lemon Juice 30ml,Tequila 30ml, Sweet and Sour 15ml
Crushed Ice를 채운잔에 재료를 넣고 Cola 1 dash를 넣는다. (콜라는 넣기도 하고 안넣기도 한다. 안넣는게 더 맛있더라 @@)
Twist of Lemon Peel을 넣고, Straw를 꽂는다.

1980년대 초반에 미국 서해안에서 태어난 칵테일. 홍차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홍차의 색, 맛을 나타내서 일약 인기가 높아졌다. 미국의 유명한 휴양지를 연상하게 되어 시원한 감을 주며 많은 증류주를 사용했지만 결코 독하지 않고 시원한 맛은 일품이다.

미국 서해안에서 인기있는 데킬라를 재료로 하여 서해안에서 고안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동해안의 롱아일랜드란 명칭이 붙어 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이탈리아산 재료로 만든 이탈리아 태생의 아메리카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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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비치 아이스티
Long Beach Ice Tea

Base   VODKA (보드카)  
Glass   Collins Glass (콜린스 글래스)  
Build   Shake (Shake)  

Vodka 1 oz, Gin 1 oz, Light Rum 1 oz, Tequila 1 oz, Triple Sec 1 oz, Cranberry Juice 2 oz.
Shaker에 얼음과 재료를 넣어 흔든후 잔에 따른다.
V자 모양의 Lemon으로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