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왠일로 내가 자주 반창회에 나가고 있다.
이날도 반창회인건 정말 우연이겠지하고 생각했다.
6시 부평역에서 보는건데 5시 반에 도착할만큼 열성적이었다.
왜 일찍왔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보면서도 답은 찾지도 못한채
준철이를 불러서 같이 저녁겸 해서 햄버거를 먹었다.

그리고 6시에 친구들을 만났다.
변했다고 해도 사실일테고 변하지 않았다고 해도 사실일텐데
어느쪽으로 말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헤어질때까지도 오락가락했다.
술집에 들어가서도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 조금 생각해봤지만 머리에 들어오질 않았다.
맥주를 들이키다 맥주가 시원하지 않아서 담배를 꺼내 피웠다.
함동기군이 골라준 안주는 매우 맛있었지만 두 숟갈 들다 말았다.
2차로 간 곳에서도 안주로 나온 찌개는 맛있어 보였지만 한숟갈도 안들었다.
그냥 술만 마셨다.
행복했다.
정말 행복했다.
정말 정말 행복했다.
정말 정말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나섰다.
그렇게 부평역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채 실컷 떠들다가 인천시청역에 온 걸 알았다.
바비킴 노래가 너무 좋았다.
집에 들어와 시계를 보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핸드폰을 켜니 8월 26일이 막 지났다.

그렇게 8월 26일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