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Match
내가 Paris Match를 처음 알게 된 건 역시나 TV를 끼고 보던 군복무시절이었다.
다행히 스카이라이프 도입으로 인해 Channel V를 볼 수 있었고
저녁 8시 반쯤에 하던 POPS Planet이라는 프로그램에서 J-POP 소개코너가 있었다.
거기서 나왔던 그룹이 Paris Match였다.
VJ의 소개멘트는 간단했다.
“주목받는 일본 애시드 재즈 그룹”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
Summer Breeze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정신이 팔려서 시간가는줄 몰랐었다.
그후 나와서 얘네들을 찾아보니 이거 꽤 유명한 그룹이었잖아 하고 생각이 들었다.
Paris Match의 매력은 간단하다.
이국적이면서도 세련되고 너무나도 편한 음악.
결국 모든 앨범을 다 찾아냈다. @@
덧. 그런데 도저히 얘네 앨범은 못사겠다.
한장에 38,000원이라니 이런 미친!! (일본CD가격)
——————————————————————————————-
paris match는….
2000년 4월에 aosis records 에서 1st 앨범「volume one」으로 데뷔한 ‘paris match’라는 팀 이름은 그들이 좋아하는 ‘STYLE COUNCIL’의 1st 앨범 [Cafe Bleu]의 수록곡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paris match 의 시작은 의류업에 종사하며 클럽 이벤트 기획자 및 DJ 등 다방면에서 활약을 보이던 후루사와 타이와 작곡, 편곡, 아티스트 음반 프로듀스를 하며 ‘system-d’, ‘seven steps to heaven’ 등으로 활약하며 ‘rebirth of soul’ 이란 이름으로 SMAP, SILVA, 요네쿠라 토시노리, 하야시타 켄지 등의 리믹스를 담당했던 스기야마 요우스케가 5년 전에 한 클럽 이벤트에서 만난 것이 결성의 계기가 된다. 그 후 이 둘은 몇 년간 각각의 독자적인 활동을 하였으나 스기야마가 활동 중이던 유니트를 해체하고 여성 보컬을 메인으로 하는 pop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 후루사와와 같이 의기 투합해 팀을 만들기로 한 후 여성 보컬을 찾던 중에 우연히 미즈노 마리와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뮤지션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3살 때부터 피아노와 노래를 본격적으로 배운 보컬리스트 지망생이었으나 당시 나고야의 FM 라디오에서 DJ를 담당하고 있었다. 우연히 스기야마도 같은 방송국에서 DJ를 담당하고 있었던 덕분에 그녀의 데모 테이프가 스기야마의 손에 전해졌고, 미즈노의 보이스가 마음에 든 두 사람은 미즈노와 함께 데모 테이프 작업을 시작하면서 밴드가 결성 되어졌다 한다.
비쥬얼이나 작품의 아트워크를 보고 paris match를 세련된 유니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것을 계기로 그들의 음악에 접하게 되는 것은 좋지만 음악적인 면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스기야마는 세련된 음악을 만들 생각도, 매니아를 위한 음악을 만들 생각도 없다고 한다. 그들이 목표로 하는 것은 멜로디가 탄탄한, 양질의 일본어를 사용하는 POP이다.
STYLE COUNCIL로 대표되는 Blue eyed soul, Jazz funk, 브라질 음악의 흐름을 이어받는 paris match의 음악에는 사람의 온기와 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요즘 스타일로 굳이 장르를 표현하자면 organic soul이랄까. 소리를 만드는데 쏟는 정성은 곳곳에 나타나 있다. 보편적으로 디지털 작업으로 끝내는 부분도 재즈, 퓨전 계통의 베테랑 뮤지션을 아낌없이 투입하고 있다.
“우리는 도구로써디지털을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주 인간적인 것이랄까, 구식일 때도 있습니다. 기타의 끽 하는 소리가 나면 기타를 치는 사람은 곤란해 하며 다시 치겠다고 하지만 우린 그런 소리가 들어가는 것이 좋아요”(스기야마)
“뭐든 편리해진 세상이라지만, 음악에서도 기술적인 면은 별개라 해도, 로봇이 인간 대신 노래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내 자신이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마리)
“기계에게는 지지 않겠다는… 뭐 그런 거죠”(후루사와)
후루사와가 담당하고 있는 거의 모든 가사에는 도쿄에서 펼쳐지는 여러가지 일들이 그려져 있다. 주인공은 남성은 물론, 동성도 반해버릴 만큼 멋진 여성이지만 그의 말에 의하면 평범한 여성이 주인공이라고 한다. 그래도 역시 멋지게 느껴지는 것은 세련된 사운드와 미즈노의 권태로운 듯한 보이스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곡의 주인공이 된 듯이 노래한다는 미즈노는 뱃속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는 아니지만 샤우트 창법을 넘어서는 ‘속삭임’이라는 표현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때로는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향기를 품는다.
사람들이 좋은 음악에 바라는 것은 좋은 멜로디, 좋은 가사, 좋은 노래이다. 그것을 모두 만족시키는 paris match의 음악은 듣기도 편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 안으로 침투해 간다. 그러나 BGM이 아니다. paris match의 음악은 평온한 생활을 위한 사운드 트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