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03

눈물

가끔씩 영화관에서 자다가 눈물 흘리기도 하고 기타 이물질 등으로 흘리기도 하지만
하품할 때와 너무 졸릴 때 외에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린 것은 2001년 여름 영화를 찍기 직전이었다.
너무 서글퍼서 너무 하고 싶어서 너무 좋아해서 눈물흘렸었다. 쪽팔리게.

그 이후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었는데 얼마전 눈물을 보인 사실이 기억났다.

다리를 다시 다쳤을 때.

내 발목은 중학교때 처음 농구하다 다친 이래로 야구와 축구를 하다 매번 다쳤다.
기브스 풀고 뛰다가 또 다치고 또 기브스 풀고 또 다치고…….
고등학교때까지 그 생활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을 끝마치고 나는 대학에서는 다시는 목발을 잡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집에 있던 목발을 부숴버렸다.

그래도 왠걸.
대학 1학년때 다시 다쳤지만 이젠 발목하나 치료하지 못하는 병원이 싫었다.
중간고사 기간이었는데 절뚝거리며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넘게 앉지도 못하고 타고는 신설동에서 내려서는
택시를 잡아서 시험보는 건물까지 가곤했었다.

이번 스키장 가기 전 그 발목이 또 나를 괴롭혔다.
아픈 것은 둘째치고 10년이나 넘게 나를 괴롭혀온 그 발목이 얼마나 짜증나고 원망스러웠던지.
오늘 돌빛 엠티를 갔다가 오는데에도 다시 아프더라.

이젠 그게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고 살려고 한다.
10년 넘게 끌어온 나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