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이 안좋다
1.
오늘 같은 날은 뭘해도 조심해야하는 날이다.
가만히 있다가도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새똥을 피하지 못하는 그런 날이다.
먼저 운전면허 학원 시간 잘못 알았다가 개삽질했다.
위약금 조낸 비싸다.
계절학기 시험본지가 지났는데 선생은 유독 내게는 성적이 궁금하지 않냐고 묻질 않는다.
아…. 슬프다. 슬퍼.
난 유일하게 내가 쓴 시험지를 보지도 못한 학생이 된거 같다.
점심밥 먹을땐 된장국을 카고 반바지에 흘리지 않나 (유일한건데 ㅠㅠ)
저녁 대신 영철버거 허겁지겁 먹다 체할뻔하지 않나
게걸스럽게 먹고 셔틀타고 학운갔는데 시간 잘못 알아서 안좋은속 더 안좋아지고.
사진을 찍을때 메모리 용량이 점점 부족해져서 (RAW로 찍다보니)
집에 있던 백업장치의 전원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외장 배터리가 도착했다.
이상없이 작동도 아주 잘되고 무리 없는데
생각해보니 나 이제 사진 대량으로 찍고 싶어도 못찍는 그런 서러운 사람이 되었다.
정말 찍고 싶었던 사람도 사라지고
여행도 흐지부지 되고
혼자 계절학기에 처박혀 학점 비관이나 하는 그런 못난 놈이 되어버렸다.
슬픈건 다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는데 할 수 없는거.
그게 가장 슬픈거 같다.
2.
방을 둘러보았다.
자취하려는 원룸들을 둘러보았다.
솔직히 비싸긴 비싸다.
그런데 예전에 내가 지취할때보단 그래도 정말 많이 싸졌다. ㅠㅠ
좋고 마음에 드는 방 3개를 발견했는데 계약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은 채광이 잘되어야 하니까 난 채광이 잘되는 방이 좋아.
어쟀거나 계절 끝나기 전에 들어가서
부디 8월에는 정신차리고 영어와 통계학원을 꼭 다녀주고
일어를 완전정복하고 한계레의 대중문화기자강좌를 마스터하자.
언론고시 준비도 계절이 끝나는 대로 슬슬 박차를 가해야지.
“슬픔은 영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기쁨도 영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행복했던 그 순간이 그대로 영원했으면 좋겠어.
영원할 수 없다면 언제나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길 바래.
그러면 조금은 덜 울고 싶어질테니까.”